2018년 7월 7일에 방영 예정인 tvN의 새로운 토일드라마인 미스터 션샤인은 총24부작 드라마로 

신미양요(1871)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습니다. 


역사는 기록하지 않았으나 우리는 기억해야 할 이름없는 의병들의 유쾌하고 애달픈, 통쾌하고 묵직한 항일투쟁사이며 가장 뼈아픈 근대사의 고해성사라 할 수 있습니다.

태양의 남쪽이라는 드라마로 시작해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등 드라마시장에서 흥행의 보증수표이고 드라마 작가계의 나영석이라 불리는 김은숙작가가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에 이어 이응복 PD와 호흡을 맞추는 세번째 드라마입니다.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 작가의 첫 사극드라마이며 주연배우로 이병헌과 김태리가 캐스팅되어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는데요,

9년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는 이병헌과 충무로의 라이징스타인 김태리가 처음 브라운관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인만큼 그 기대가 더 높아지고있습니다.


미스터 션샤인 주요 등장인물

유진, 초이 Eugene Choi (이병헌)


노비의 아들.

 미 해병대 장교로 어미도 아비도 노비여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노비였으나 검은 머리의 미국인인 사내로 이방인의 냉정함, 침략자의 오만함, 방관자의 섹시함을 가진 사내입니다.

 

아홉 살 되던 해, 주인 나으리 김판서는 사노비인 유진의 부모를 때려죽임으로써 김씨 가문이 얼마나 세도가인지를 증명했으며 재산이 축난 건 아까우나 종놈들에게 좋은 본을 보였으니 손해는 아니라고 했고 그것이, 유진이 기억하는 마지막 조선(朝鮮)이었습니다.


유진은 달리고 또 달려 조선 밖으로. 조선에서 제일 먼 곳으로. 그런 유진의 눈앞에 파란눈에 금발머리를 한 서양도깨비의 배가 떠 있었고 미국군함 콜로라도 호였습니다. 어디를 조국이라 불러야 할지 몰랐던 사춘기라 바다 건너 땅에서도 밑바닥 인생이긴 마찬가지기때문에 이길 때까지 싸우고 지면 다시 싸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의 이름 앞엔 늘 최초가 붙어 동양계 최초 미 해병대 장교 임관. 동양계 최초 미 용사훈장 수훈. 최초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대부분 차별이었으나 차별을 이겨내자 특별해졌습니다.


‘최유진’이 유진, 초이(Eugene Choi)가 되던 날 유진은, 자신의 조국으로 United States of America를 선택했습니다. 미·서(美西)전쟁(미국-스페인)에서 돌아온 그를 기다리는 건 명예로운 용사훈장과 또 다른 주둔지, 조선(朝鮮)이었습니다. 세력을 팽창 중인 일본과 러시아를 견제해야 하는 미국은 자국민 보호를 핑계로 조선에 군대를 주둔시켰고, 영어와 조선말에 능통한 유진은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습니다. 보고서엔 금일도 조선에선 제 나라 독립을 위해 꽃 같은 목숨들이 죽어나간다고 쓰여 있었지만 유진은 조선의 주권이 어디에 있든 제 알 바 아니었습니다. 유진에게 조선(朝鮮)이란 제 부모를 때려죽인 나라였고, 제가 도망쳐 나온 나라였고, 양반들이 개화의 탈을 쓰고 앞다투어 매국을 하는 야만의 나라일 뿐이기때문입니다.


조선 밖으로 달려 나온 아홉 살 이후부터, 유진은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돌아본 자리마다 악몽일 게 분명했기때문에 조선으로 가는 이 걸음을 뒷걸음질이라 생각지 않기로 했고 조선은 그저 건너야 하는 땅, 자신이 밟아야 하는 디딤돌일 뿐이었습니다.모질게 조선을 밟고, 조선을 건너, 내 조국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리라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유진은 조선에서 기다리는 자신의 운명을. 거침없이 유진을 흔들고, 유진을 건너, 제 나라 조선을 구하려는 한 여자, 애신을 만나게 될 줄을 모르고있었습니다.

고애신 (김태리)


사대부의 영애인 고애신은 열다섯만 넘어도 노처녀 소리 듣는 조선 땅에서 혼기를 놓쳐도 한참 놓친 애신의 나이 스물아홉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온갖 추문이 대문을 넘어왔습니다. 희성이 그 원인이었는데, 

희성은 애신이 열다섯 되던 해에 조부들끼리 정혼한 애신의 정혼자입니다. 얼굴도 못 본 정혼자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는 소식을 조부를 통해 들었고 큰어머니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샘을 내는 혼처인 걸 보면, 어떤 사내일까 궁금은 하나 십 년이 넘도록 코빼기도 안 봬주는 걸 보면 내가 저를 잊고 살 듯 저도 나를 잊고 사는 게 분명해 지금 같아서는 영 돌아오지 말았으면 싶다 생각했습니다. 조부와 큰어머니 몰래, 물론 행랑아범과 함안댁을 대동해야 하는 볼썽사나운 등교지만, ‘개 상놈’의 여식들이나 다닌다는 신식학당에 이제 막 입학해 ‘I am a girl’ ‘Boys be ambitious!’를 배우는 참이기 때문입니다.


학당의 누군가는 작금을 낭만의 시대라고 했고 애신도 동의했습니다. 다만, 애신의 낭만은 가배(커피)도, 양장도, 박래품(수입품)도 아닌, 독일제 총구 안에 있었기때문에 조선 최고 명문가의 ‘애기씨’가 갖기엔 과격한 낭만이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살다간 아버지의 피 탓이었을까. 그런 사내를 사랑한 어머니의 열정 탓이었을까. 암만 생각해도 ‘Boy’들만 야망을 품으란 법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녀를 꽃처럼 어여뻐 하는 사내들은 시시했고 어차피 피었다 질 꽃이면 제일 뜨거운 불꽃이고 싶었습니다. 


애신의 방에서 서책 갈피에 몰래 숨겨놓은 ‘한성순보’와 ‘독닙신문’이 발각된 날, 조부의 눈빛은 노여움이 아니라 슬픔이었습니다. 멧짐승 고기가 먹고 싶으니 포수를 찾아가란 조부의 심부름은 그날부터였습니다. 조부의 당부는 ‘ 살아남거라 ‘ 딱 하나였습니다. 애신의 나이 스물이었고, 그날부터 장포수는 애신의 스승이었습니다. 장포수는 화약 다루는 법, 총기류 다루는 법, 사격술 등을 가르쳤고 9년이 흐른 지금, 애신의 타깃은 빗나가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런 애신이 시시하지 않은 남자를 만난 건 한성에 첫 가로등이 켜지던 순간이었습니다. 이기적인 배려, 차가워서 다정한, 자신의 조국은 미국이라는, 자기 생에서도 이방인인 사내, 유진이었고 그 사내의 심장이 자신의 타깃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비는 애신이었습니다.


구동매 (유연석)


백정의 아들이며 흑룡회의 한성지부장인 구동매는 태어나보니 백정의 아들이었고 백정은 사람이 아니었기때문에 백정의 딸과 아내는 보란 듯이 욕보여졌고 백정의 사내들은 칼을 들었으나 아무도 벨 수 없으니 날마다 치욕이었습니다.사람들은 마주치면 기겁했고 비껴 가면 침을 뱉어 막무가내의 매질이 외려 덜 아프다고 생각하는 소나 돼지만도 못한 존재, 그게 동매입니다.


소, 돼지로는 살 수 없어 각설이패를 쫓아 부락을 나왔지만 춘궁기는 길었고 형들의 매질은 모질었습니다. 양반의 횡포보다 천민이 천민에게 부리는 행패가 더 잔인해서 조선 바닥 어디에도 백정의 아들 동매에게 더 나은 세상은 없었습니다.


일본으로 건너간 동매는 겐요샤(玄洋社-흑룡회의 상부조직) 간부의 눈에 들었습니다. 열 살부터 칼을 잡았던 동매였기에 동매의 칼은 급소만 노렸고 깔끔하고 신속했습니다. 동매의 나라는 조선도 일본도 아닌 겐요샤였기때문에 겐요샤의 이익과 겐요샤의 번영을 위해서만 동매는 움직였다.동매는 짐승을 잡는 짐승 같은 놈으로 제 앞을 막는 모든 것들을 찢어발기고 집어 삼켰습니다.


겐요샤는 동매에게 새로운 이름, ‘이시다 쇼(石田 翔)’를 내렸고 그건 아비가 자식에게 하는 일로 그날부터 동매의 마음 속에 겐요샤는 아버지였습니다. 겐요샤는 조선으로 세력 확장을 꾀했고 동매는 겐요샤의 신흥 하부조직인 흑룡회 한성지부장으로 그 선봉에 섰습니다. 동매가 조선에 돌아온 이유는 딱 하나. 유일하게 자신을 응시해주던 한 여인의 눈동자. 그녀의 눈빛엔 경멸도 멸시도, 하물며 두려움조차 없었습니다. 바로, 조선 최고 사대부댁 애기씨, 애신이었습니다. 사람구실을 하면 할수록 고애신, 그 이름 하나만 간절해져서 그러면 안 되는데, 세상 모두가 적이어도 상관없겠다 싶어져버립니다.


그런 애신 앞에 자꾸 알짱거리는 미국놈이란 사내가 심히 거슬리고 꼭 새치기 당한 기분이 듭니다. 가진 적도 없는데. 오직 애신을 사랑해서, 사랑에 미친, 사랑해서 미친, 동매는 그런 사내입니다.


쿠도 히나 (김민정)


호텔 ‘글로리’의 사장인 쿠도 히나는 조선 이름 ‘이양화’에 먹물이 마르기도 전에 친일파 아버지의 남다른 혜안(?)으로 일찍이 결혼해 ‘쿠도 히나(工藤 陽花)’가 되었습니다. 조강지처였으나 조선인이란 이유로 아버지에게 내쳐졌기 때문에 그녀의 어머닌 딸의 혼인을 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팔아치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제 딸이든 나라든 다 팔아치우는 아버지를 둔 덕에, 팔리기 전에 자신을 팔아야 했고, 치워지기 전에 자신을 세워야했던 여자이기때문에 아버지가 일본인인 늙은 거부에게 히나를 시집보냈을 때 히나는 울기보다 물기를 택했습니다. 약한 곳을 노리고, 물고, 쓰러뜨렸습니다.


혼인한 지 5년 만에 늙은 남편이 저세상으로 갔고 히나는 생기 없던 청춘을 보상받듯 호텔 ‘글로리’라는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았습니다. 호텔을 상속 받자 제일 기뻐한 이는 아버지 이완익이었고 히나는 아버지의 속이 뻔히 보여서 호텔을 뺏기지 않기 위해 고집스레 남편의 성을 썼습니다.


한성 바닥에서 젊고 아름다운 미망인은 호텔을 찾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유흥거리였습니다. 모던보이, 댄디보이, 룸펜, 조선의 보이란 보이들은 죄다 호텔 ‘글로리’로 몰려들었고 히나는 연일 최고 매출액을 경신했습니다. 조선의 모든 권력은 사내들에게 있었으나 그 사내들은 언제나 호텔 ‘글로리’에 있었기때문에 히나는 나라님도 부럽지 않았고 매일 밤 제국주의자들의 세치 혀에 처참히 찢기는 조선을 웃으며 지켜보았습니다. 조선도 울기보단 물기를 택해야 할 텐데하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언제나 두 번째의 삶을 살은 히나는 두 번째 이름이 진짜 이름이 됐고, 두 번째 나라가 진짜 나라가 되었으며, 이제 저 두 번째 남자만 자신의 남자가 되면 완벽한 삶이었는데 그 남잔 다름 아닌 유진이었습니다. 


김희성 (변요한)


애신의 정혼자인 김희성은 빛날 희, 별 성을 썼는데 사람은 이름 따라간다고 어디서나 눈에 띄었습니다. 다정하고 재밌고 돈 많고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늘 목하 열애중이며 자칭 박애주의자 타칭 바람둥이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들 하지만 희성의 경우는 반대로 윗물이 워낙 더러웠습니다. 고약하기로 소문난 조부와 비겁하기로 소문난 아버지를 둔 덕에 열정 없이 사는 ‘시시한 놈’으로 살고 있는 중이지만 힘이 생기면 잘못 휘두를지도 모르기에 제 핏속에 흐르는 피가 무서웠습니다.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십 년 유학생활을 청산하고 혼인을 하러 조선으로 들어왔습니다. 혼인을 미룬 것도 포악했던 제 조부가 정해준 여자니 어련할까 싶어서였는데 애신을 보고는 희성은 일본에서의 십 년이 후회되었습니다. 너무 늦게 와버려 이미 그녀의 마음 속에 자신이 들어갈 자리는 없어 보였고 그녀 속의 조선을 몰아낼 수도, 저 이방인 사내를 몰아낼 수도 없었습니다. 희성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애신과 약조된 혼인을 늦춰 주는 것. 허나 절대 혼인 하지 않겠다는 아이러니한 약조를 하는 것, 그런 슬픈 것일 뿐이었습니다.


미스터 션샤인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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